티스토리 뷰
영화<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줄거리
8년 전, 국정원에서 대인 살상을 포함한 비윤리적인 일을 담당하던 비밀부서의 특수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인남(황정민)과 상사인 김춘성(송영창)은 윗선으로부터 조직이 해체되었으니 해외로 대피하라는 일방적인 명령을 받는다. 한국에서의 삶이 끝이라고 직감한 인남은 자신의 애인 영주(최희서)에게 찾아와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고 일본으로 떠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영주는 인남을 제거하러 온 요원들과의 전투에 휘말려 큰 충격을 받게 되고, 김춘성의 도움을 받아 한국을 떠나 태국에 정착하지만 인남에게 자신이 임신 중이라는 것은 알리지 않고 김춘성에게만 털어놓는다.
그 후 인남은 일본에서 살인청부업자로 활동하며 많은 돈을 벌었지만 허무함에 지쳐 자신의 에이전트인 시마다(박명훈)에게 마지막 일만 맡은 뒤 파나마로 떠나겠다고 하고, 마지막 타겟인 고레다를 죽인 뒤 정말 마지막으로 한 건만 더 맡아달라는 제안을 거절하고 떠날 채비를 하는 중 고레다에게 숨겨진 동생 레이(이정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영주는 태국에서 딸과 비교적 여유로운 재정착을 하고 있었으나, 골프장 투자 건으로 한종수의 투자 제안을 받던 중이었다. 영주는 한종수의 투자 제안이 미심쩍다고 의심하면서도 계약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하였고 계약금을 마련했음을 안 한종수 일당에게 공사를 당하고 만다. 한종수 일당은 영주가 고용한 조선족 보모를 끌어들여 유민을 납치하고, 영주가 태국 경찰에 신고하자 납치 조직을 안다고 하며 마련한 계약금을 뜯어내려고 했던 것. 영주는 태국 경찰과 대사관의 도움을 받으려 했으나, 태국 경찰은 납치조직이 드러나지도 않았고 가출일 수도 있지 않느냐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고, 경찰서의 벽에는 딸과 같은 처지에 놓인 실종된 아이들의 포스터가 한 가득이었다.
절망한 영주는 춘성을 통해 인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하였으나, 인남은 이미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 살고 있었던지라 죽었다고 전하라며 영주의 연락을 회피한다. 그러나 이후 영주가 살해당하자, 유류품에서 인남에게 연락한 흔적을 발견한 대사관의 도움으로 인남에게 시신을 수습하여 달라는 연락이 오게 된다. 이로 인하여 인남은 인천에 일시적으로 향하게 되는데, 인천에 있을 때 에이전트인 시마다가 인남에게 연락이 오게 된다. 시마다는 인남에게 레이의 존재를 경고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에게 잡혀 짐승처럼 거꾸로 매달려 배가 갈린 채 죽게 되고, 시마다가 죽기 전에 인남이 인천에 있다는 정보를 발설하는 바람에, 김춘성도 인남이 태국으로 떠난 뒤 레이의 습격을 받아 죽게 된다.
등장인물
김인남(황정민) : 메인 주인공이자 살인청부업자. 군 출신으로, 과거 국가정보원에서 대인 살상 등의 무력 업무를 담당했던 기밀 특수요원이었다. 상부의 조직해체 명령으로 해외로 피신해 살인청부업 일을 하며 영혼 없는 삶을 살고 있었지만, 본인과 서영주의 납치된 딸을 찾기 위해 추격을 벌인다. 모국어인 한국어 외에 영어와 일본어를 할 수 있는데, 일본에서 오래 산 탓인지 한국어가 어눌해진데다 태국어는 못해서 태국인들과 이야기할 때는 유이가 통역해주거나 영어로 대화한다.
레이(이정재) : 자이니치 출신 야쿠자이자 살인청부업자로 동종업자들 사이에서 인간 백정이라고 불리는 인물. 자신의 형인 고레다를 죽인 인남을 죽이기 위해 일본, 한국, 태국을 오가며 끈질기게 추격한다.
작중에서 묘사되는 레이의 모습을 보면 인간흉기급이다. 전직 국정원 출신의 특수요원이었던 김인남과 싸울 때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태국 갱 11명을 칼 하나만 가지고 전부 죽여버렸다. 경찰의 정예 전력인SWAT에게는 약간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수류탄 가방을 이용한 임기응변으로 무사히 빠져나간다. 동종업자들도 그를 인간백정이라 부르며 악명을 떨치고 있다.
유이(박정민) : 서브 주인공이자 개그 캐릭터. 인남이 방콕에서 만난 조력자이자 접선책으로, 가이드 겸 통역을 맡는다.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레이디보이)로 관련 클럽에서 공연을 하며 살고 있다. 인간의 추악한 면이 싫어서 태국까지 왔다고 한다.
평론가들의 이야기
스토리에 있어선 아이의 납치 → 추격이라는 면에서 테이큰, 아저씨, 맨 온 파이어, 레옹이 연상된다는 평이 많다. 네 영화 모두 유명한 작품이다보니 평론가와 관객을 막론하고 '어디서 본 것 같은 진부한 스토리'라는 비판도 있는 편이고 개연성이나 마무리에 있어서도 미묘하다는 평이 있다. 또한, 온리 갓 포기브스와 일부 배우, 촬영 장소 (납치한 아이들이 있던 곳), 형의 복수라는 소재가 겹친다.
하지만 이러한 평범한 스토리를 스타일리쉬한 카메라 워크와 액션으로 잘 살렸단 점은 크게 호평 받는다. 인물 구도와 나이프 파이팅, 총격전, 폭발 장면까지 준수한 퀄리티로 나왔으며, 한국, 일본, 태국 등 다양한 로케이션의 특징을 살린 영상미 역시 자주 거론되는 장점. 작품 전체적으로 홍경표 촬영 감독과 이건문 무술 감독의 실력이 빛을 발했는데, 액션의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100% 핸드헬드를 사용하였으며, 스톱모션 액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고 한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호평이 주를 이룬다. 스토리와 함께 평범한 캐릭터들을 배우들의 연기가 살린 케이스. 단순한 장면과 캐릭터에 어떻게든 포스를 부여한 황정민의 인남과 이정재의 레이는 물론, 아역인 박소이의 유민과 여장남자라는 독특한 연기를 펼친 박정민의 유이도 각각 자신이 보여줘야 할 것들을 잘 보여줬다는 평이다. 특히 박정민의 연기는 개봉 전에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보니 좋은 의미로 충격이라는 반응이 많은 편. 다만 캐릭터나 대사 구성에 작위적인 부분(현실적이지 않은)이 있다 보니 그 부분은 여전히 거슬린다는 평도 있다. 그리고 황정민이 연기한 인남이 킬러라고 하기에는 황정민 특유의 선한 모습에 크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도 있다.
다만, 외국어 연기의 한계상 어쩔 수 없이 이정재를 포함해 자이니치 역으로 나오는 배우들의 일본어가 매우 어설프다. 자이니치들은 일본어가 모국어고 어설픈 한국어를 구사하는데 어설픈 한국어는 그럭저럭 흉내내지만 일본어가 원어민과는 심하게 차이나는 수준이기 때문에 일본어를 아는 사람이 보기에는 매우 어색하다. 또한, 작중에서 이정재는 영어를 구사하는데 일본인의 영어 악센트와 한국인의 영어 악센트는 꽤나 다른데 이정재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영어 악센트를 구사한다. 일본인이나 일본어를 잘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시종일관 영화에 대한 몰입이 어려운 부분이다.
이렇듯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확실한 영화인 만큼 하드 보일드 영화를 자주 봐왔던 매니아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고, 영화를 가볍게 접하는 라이트 관객들로부터는 그런대로 괜찮은 평이 나오는 식으로 관객층에 따라 평가가 양분되었다.
그 밖에 촬영의 80%가 태국에서 이루어졌는데, 한국 액션 영화에서 주요 배경이 동남아가 된 것은 신선하다는 반응이 있다. 그 외 초반 부분은 일본 도쿄도에서 촬영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황정민과 이정재를 투탑으로 홍보했으면서 정작 황정민의 비중이 꽤 많다는 점과, 15세 관람가로 등급을 조절하면서 일부 장면의 잔혹성이 줄어든 점 등이 언급된다.
아무튼 코로나19로 정체되어 있던 2020년에 개봉한 여름 텐트폴 영화 중에는 가장 대중적인 평가가 좋은데, 매력 없는 캐릭터와 신파로 혹평을 받았던 반도보다는 그럭저럭 괜찮은 액션 스릴러 영화라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