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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극한직업> 즐거리

열정은넘치지만 실적은 제로인 마포경찰서 마약반. 어느 날, 마약 밀수 중간책인 환동이 도박을 하던 현장을 불시에 습격하고자 리더 고상기 반장과 홍일점 장연수 형사는 공중에서 레펠을 타고 대기하고 있었으나, 유리창을 깨면 변상해 줄 돈이 없어서 차마 깨지는 못하고 대롱대롱 매달려만 있었다. 결국 환동이 열린 창문으로 도망치고, 장 형사와 고 반장, 그리고 건물 안에서 대기 타던 김영호 형사와 막내 김재훈 형사도 뛰어나와 추격하기 시작한다. 이어 환동은 한 중년 여성의 차를 뺏어 타고 도망치려 하지만, 되려 중년 여성이 차 문을 다시 열고서 환동의 머리끄댕이를 잡아 바닥에 내동댕이쳐버린다.

어쨌든 추격전은 다시 진행되는데, 그 때 마봉팔 형사가 산뜻한 음악과 함께 매우 여유롭게 스쿠터를 끌고 와 가볍게 환동을 치고 제압했으나, 하필 수갑이 없어서 당황하는 사이 환동의 숨겨둔 전기충격기에 역으로 제압당한다. 그런데 다시 도망치던 환동은 마을버스에 치여 전치 14주 판정. 그리고 그때부터 16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버린다.

대형사고를 치고도 화기애애한 마약반에게 경찰서장은 질책을 하고, 고 반장에게는 후배인 강력반 최 반장이 먼저 과장으로 진급한 건 아냐면서 한심하게 쳐다본다. 그렇게 이번에도 단체로 잔뜩 깨지고 나온 마약반은 지난 번 카지노 잠복수사 도중에 수사비로 도박을 했던 게 들통난 마 형사를 갈구다가[8] 지나가던 강력반과 마주치고, 고 반장은 최 반장에게 왜 자신들과 공조하지 않았냐고 따진다.

최 반장이 고 반장에게 '마약계의 거물인 이무배의 국제 마약조직 밀수 정황'을 슬쩍 흘림과 동시에 공조를 요청하면서, 마약반은 다음 날부터 그들의 아지트 부근에서 잠복근무를 하게 된다. 하지만 막내 재훈은 충실히 변장까지 해가며 잠복에 쓸데없이 열심히 임하다가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휩쓸려 끌려가 버리고, 마 형사는 반대편 건물에서 쌍안경으로 이무배 일당의 아지트를 감시하다가 다른 층에 사는 건물 주인 아주머니랑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스토커로 오해 받으면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될 위기에 놓이는 등 잠복 수사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이후 마약반은 보는 눈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아지트 옆 건물에 있는 치킨집에서 일주일 동안 삼시세끼 치킨만 먹으며 정찰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이무배가 모습을 드러내고 조직원들이 모인 정황을 포착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치킨집 사장이 뭐하냐고 묻는 바람에 눈치게임으로 무마하는 사이 이무배 일당은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어쨌든 정황은 포착했으니 아지트의 저 두꺼운 철문 안을 어떻게 들어갈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배달부가 너무도 쉽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사장에게 혹시 이 가게도 배달이 되냐고 묻고, 문제의 옆 건물에서만 배달을 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 확신을 가진 그들은 다음 배달 전화가 들어오면 자신들이 배달을 가겠다고 부탁한다. 영화의 자세한 내용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등장인물

고상기(류승룡) : 서울마포경찰서 마약반장이다. 실수가 잦은 편인지라 번번이 작전을 망치기 일쑤라 만년반장이며, 이로 인해 아내에게 늘 바가지 긁히는 신세. 칼을 여러번 맞고도 살아남아서 좀비 형사로 불렸다.

 

장연수(이하늬) : 마약반 홍일점이자 서열2위이다. 현장을 뛰어다니는 형사다 보니 껄렁하고 화끈하고 걸걸한 성격을 가졌다. 유독 같은 동료인 마봉팔과 자주 얽히는 편인데, 가게를 인수하기 위해 부부로 위장하는가 하면 마지막에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 찐한 키스신을 보여준다. 이걸 본 고상기와 김영호는 서로 키스하는 연수와 봉팔을 총으로 쏘려고 하는 개그씬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봉팔(진선규) : 마약반의 트러블 메이커이자 씬스틸러. 음식장사의 핵심인 요리를 담당하는 1등공신이기도하다. 전체적으로 극한직업 내의 개그신은 마봉팔 역의 진선규가 많이 맡은 편이다. 어리버리하고 사고를 많이치지만 능력자라는 캐릭터성만 봐도 상당히 몰아준 편이다.

 

김영호(이동휘) : 건전한 상식인이자 나만 정상인 포지션. 주로 주변의 촌극이나 한심한 상황에 좌절하거나 한심해 하는 모습을 통해 웃음을 준다. 다만 작 중 인물들에 비해 정상인 포지션이라는 것이지 행적들을 보면 이 인간도 완전 정상인은 아니다.

 

김재훈(공명) : 마약반의 신참이면서 의욕만 과다하게 넘쳐, 생각보다 말과 행동이 더 앞서는 타입이다. 수사를 위해 치킨집 인수를 해야 한다면 결혼을 위해 모아둔 자금도 내놓겠으며, 결혼은 다음 생애에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과하다. 그래서 범인을 제대로 체포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잠입수사를 하는 동안에 쓸데없이 충실히 변장하며 수색하다가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엉켜서 끌려가거나, 입수한 마약을 확인한다며 들이키다 약에 취해버리는 등 어리버리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평론가 평가

대놓고 웃기려고 만들었다는 코미디 영화라서 개봉 전 대규모의 일반 관객 시사회를 열었다. 대체적인 평가는 "코미디 하나는 확실히 잡았다"는 것. 코미디 한 길을 걸어온 이병헌 감독의 정점으로서, 상영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후기가 많다. 무엇보다 가학적인 요소나 감동 요소 없이도 넉넉히 웃음을 뽑아냈다는 점에서는 어떤 연령대나 집단에서도 불편하지 않게 볼 만하다는 평이다.

개그의 완급 조절이 뛰어나다. 자칫하면 유치하기만 할 수 있는 상황에서조차 초 단위로 웃음을 얼른 뽑아내고 곧바로 다음 장면으로 스피드하게 넘어가, 계속해서 관객들이 화기애애한 관람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상당히 매끄럽고 짜임새 있는 전개를 갖추고 있다. 극장이 상영 시간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는 것도 이러한 뛰어난 안배 능력과 완급 조절력 덕분이다.

희곡적으로 과장되었지만 맛깔나는 대사와 풍부한 캐릭터를 잘 살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주연 5인방부터 악역, 조연 가릴 것 없이 연기력이 출중하여 잘 살려낸다. 또한 코미디 영화답지 않게 액션씬들이 박진감 넘치게 묘사된다. 특히 후반부 패싸움 시퀸스는 마약반이 미친 전투력을 가졌다는 반전 스토리와도 결부되며 이 영화의 백미다. 액션은 공들여 찍고 개그는 터무니없이 웃음을 주었던 주성치의 전성기 시절 영화들을 문득 떠오르게 하는 장면들이 많다. 감독도 이를 의식하였는지 영웅본색 2의 마지막 장면 패러디에 당년정을 BGM으로 활용해 넣기도 하였다.

전형적인 잠복수사물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중간중간 클리셰를 비트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어딘가 나사 빠진 것처럼 보였던 마약수사팀이 사실은 엄청난 능력자들이었다는 설정도 그렇고, 서로 견제하는 수사반장들이 나름 상부상조하는 관계라는 설정 등이 있다.

의외로 전투력 면에서는 현실에 충실한 편이다. 극중 영화에서도 언급되듯이, 마약 범죄자들은 현실감응력이 떨어지고 거칠게 대응하는 것이 대부분이라서 실제로 마약반은 기본적으로 체력과 완력이 좋고 상상 이상으로 난폭한 범죄자들을 제압할 무력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약 관련 조직폭력배들 또한 한 명이 걸리면 조직 단위로 위험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실제로 흉기는 기본이고 최대한 조직 내에서도 강한 조직원으로 뽑는 편이다.

설날 대목 특수에는 가족 친척끼리 가볍게 볼 수 있는 무난한 주제의 코미디 영화가 흥행하는 경우가 많고, 마침 2019년 설에는 마땅한 경쟁작이 없기 때문에 타깃을 잘 잡고 개봉한 영화로 보인다.

코미디 장르가 다 그렇듯 해당 국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웃음 요소가 반감된다. 한국인들이야 엄청 공감하면서 깔깔 웃을 수 있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너무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장면들이 계속 지나가기 때문에 전형적인 한국식 영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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