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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까지 남은시간 7일

 

영화 <국가부도의 날>줄거리

인트로에서 한국의 경제 발전의 변천사를 실제 미디어로 통해 보여준다. 곧바로 1997년 11월, 미국 월가에 위치한 모건 스탠리 사옥에서 근무하던 어느 사원의 컴퓨터 모니터를 비추며 미국의 모든 투자자들은 지금 즉시 한국을 탈출하라 라는 메세지와 함께 이메일을 각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시점부터 영화가 시작된다.

한국은행 총장실, 한국은행 총장이 한시현 팀장이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서 넥타이를 반쯤 풀어 제끼고 공황상태를 보이며 한시현 팀장이 일하는 통화정책팀에 연락을 하여 한시현 팀장을 소환한다.

한편, 고려종합금융 신입사원 야유회 인솔을 마친 금융맨 윤정학이 빈 관광버스 안에서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 투자자 존슨과 통화하는 도중 석연치 않는 이유로 끊어지게 된다. 낙담하는 정학은 우연히 들은 버스 라디오에서 뉴스에선 경제전망이 낙관적인 것과 달리, 한국의 실물경제가 비관적인 이웃 사연들이 마구 나오자 이를 의아하게 여기고 운전기사에게 라디오 채널의 위치를 묻는다. 얼마 후 윤정학은 퇴사한다. 그 후 작은 투자회사를 차려 돈을 빌린 다음, 그 돈을 이용하여 평소 연줄 있던 인물들을 불러모아 자신에게 투자할 사람을 찾기 시작한다.

투자자들 앞에서 연 설명회에서 한국 경제가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하지만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끝난 후 아무에게도 연락을 받지 못하나 싶었으나, 방문한 사람들 중 단 두 사람-노신사 한 명과 오렌지족 청년 한 명만은 남아서 되돌아오고 그의 뜻에 동참하겠다고 한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하루 일과를 준비하는 갑수는 미도파 백화점에서 5억 짜리 계약건을 듣게 된다. 처음에는 현금이 아니라 어음으로 거래를 한다는 점에서 미심쩍어 하는 갑수였지만 영범이 요즘에 누가 현금을 쓰냐고 하자 계약서에 서명을 하게 된다.

한편 한시현과 한행총장은 경제부 수석을 만나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재정국 차관과 재정국 금융실장 앞에서 브리핑을 한다.
그러나 재정국 차관은 시종일관 한시현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고 환율이 미친듯이 오르는 상황이나 국가부도가 날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에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이 가볍게 생각하는 전형적인 무능한 관료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 수석이 총장에게 대통령에게 쉽게 설명하라고 하니까 한시현이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결국 수석이 직접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이 국가위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윤정학은 어디 가냐는 오렌지의 말에 환율이 미친듯이 오를 때 수익으로 바꿀 수 있는 풋옵션 같은 걸 만들어야한다며 업체 곳곳을 다니며 계약서를 쓰고 한화를 죄다 달러로 환전한다. 우리나라의 실제로 벌어진 국가부도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등장인물

- 한시현(김혜수) : 본작의 주인공. 국가 부도 위기를 처음 예견하고 대책팀에 투입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팀장. 최초로 외환위기 가능성을 예측한 보고서 작성자 최공필과 前 국정원 경제담당 국가정보관을 비롯한 몇몇 실무자들의 종합이 모티프이다. 합리적 판단력과 강한 소신으로 위기 돌파의 방법을 모색하지만 더 큰 시스템과 권력 앞에 부딪힌다. IMF의 도움을 받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라 생각하지만 이 때문에 재정국 차관을 포함한 정부 고위관료들과 마찰을 빚는다. 국가 위기 상황의 이상적인 관료의 모습을 그린 캐릭터이다.

 

- 윤정학(유아인) : 국가 부도의 위기를 인생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사표를 던진 후 배팅에 나선 금융맨. 자신을 믿고 투자한 노신사와 오렌지를 이끌고 남들이 망해가는 와중에 큰 이윤을 벌 방법을 모색하고 하나씩 실행에 옮긴다. 정부의 거짓발표 등에도 흔들리지 않고, 결국 그의 계획은 성공은 거뒀지만 나라가 망하는 시기를 자신의 기회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씁쓸한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모습을 보인다. 윤정학의 모델이 미래에셋금융그룹을 창업한 박현주라는 말이 있다. 재력으로 안티에이징을 한 덕분인지 20년이 지난 후에도 다른 인물과 달리 외모의 변화가 없다.

 

- 한갑수(허준호) : 평범한 가장이자 그릇공장 사장. IMF 이전에는 평범한 중산층이었으나 백화점 납품 벤더와 무려 5억원이나 되는 규모의 그릇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대박의 꿈에 젖는다. 다만 항상 현금 거래만 해오다가 발주처에서 어음 거래를 요청해 오자 다소 찜찜해 하며 계약을 주저한다. 하지만 당시 영세기업으로는 꿈도 꿔보기 힘든 5억이라는 거래규모와 표면적으로는 호황인 경제 상황, 주변의 설득에 못이겨 계약서에 날인을 하게 되지만... 하필이면 그 벤더의 납품처가 '미도파백화점' 이었고 이후 미도파가 부도 위기에 놓여 벤더 업체도 부도가 나고 경영진들은 잠적해 버린 마당에 이미 대량 발주를 해 놓은 자재업체들에게 공장과 집까지 빼앗길 위기에 놓이자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 박대영 재정국 차관(조우진) : 재정국 차관이며, IMF와의 협상을 통해 부도 사태를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 인물. 참고로 한국은행과 대립하는 '재정국'이라는 부서는 실존하지 않으며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원(약칭: 재경원)을 모델로 한 듯하다. 실제로 한 팀장과 대척점에 선 '악역'인 재정국 차관의 실존 인물은 이명박 정부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이었다.
자신이 맹신하는 돈 있는 자들 중심의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기회로 국가부도 사태를 이용하는 인물로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두고 한시현과 대립각을 세운다. 중소기업과 서민보다는 대기업과 정권의 이익을 지키는데 급급하다. 또한 '여자는 중요한 순간에 감정적으로 일을 판단해서 안된다'라던가 화가 난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윤주에게 커피나 타오라고 하는 등 성차별적인 발언들도 서슴치 않고 하는 인물이다.

 

많은배우들이 출현하기에 이 영화의 몰입도는 높아진다. 영화를 보다보면 몰입도와 긴장감은 극도로 치닫는다.

 

IMF에 대한 사실왜곡과 음모론

IMF 시절을 다룬 최초의 영화라는 점을 내세웠으나 정작 IMF 전개과정에 대한 고증은 부족하다. 애초에 IMF 외환위기 사태는 굉장히 복잡한 사안들이 얽혀 있어 그 원인을 하나로 단정지을 수 없다. 물론 주원인은 금융기관의 부실함과 대기업의 무리한 차입경영, 정부의 미숙한 외화보유고 관리 및 저환율 정책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말만 금융영화일 뿐, 실제로는 수박 겉 핥기로 IMF를 다루고 있다.

IMF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묘사하는 부분도 유치하며 뻔하기 그지 없다. '나쁜 기득권'이 자기 이익을 위해 국가부도를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자연히 등장인물도 매우 전형적이며 일차원적이다. 엘리트 관료는 하나 같이 무능하고 기회주의적이며 노동조합을 싫어한다. 재벌 3세도 무능하며 오만하다. 그에 맞서는 주인공은 정의감이 넘친다. 실무자인 주인공과 팀원들은 나라와 서민을 생각하는 '착한 영웅'이라는 식의 흔하디 흔한 한국의 '재벌 드라마' 클리셰와 다를 게 없다.

이러한 선악구도로 이야기를 구성하다 보니 실제 일어났던 일을 왜곡할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는 정부 관료들이 IMF 협상에 적극적이었고 거의 IMF 측에 경제 주권을 넘겨주었다는 식으로 나온다. 이는 실제와 많이 다르다. 당시 한국은 IMF 구제금융 신청을 먼저 제안했으며 반면 정부는 구제금융 신청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대안을 찾아 IMF행을 최대한 막으려 했다. 미국과 일본에 자금 지원 요청을 시도하거나 ABS(자산유동화증권)과 같은 방안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다. 즉 현실에 맞게 영화 스토리를 썼다면 한시현(김혜수)가 IMF가 답이라고 주장하고 박대영(조우진)이 그 제안을 거부하며 대립했어야 맞다. 그런데 작중에선 IMF를 악의 축으로 몰아세우고 있으니 당연히 주인공이 IMF를 지지하는 스토리를 쓸 수가 없다. 즉 IMF(와 미국)를 악으로 몰아세우기 위해서 현실을 정반대로 왜곡한 셈이다.

물론 당시 돌아가던 현실의 정황을 보면 IMF가 악이라는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본 Top 3인 야마이치 증권이 파산하고 일본 최대의 지방은행이던 홋카이도타쿠쇼쿠 은행이 파산하는 등 제발 저리는 상황이라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 총리대신도 아시아 통화기금을 통해 타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위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의지를 미국과 IMF측에 타진했는데. 미국과 IMF는 번복해서 반대했다. 11월 6일, 미국과 IMF가 아시아 통화기금에 대해 찬성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자신들의 불이익을 예상하여 번복해서 반대한 유명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IMF 자체에 대한 신뢰성에 의구심이 퍼지게 되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자 미국 로렌스 서머스 재무부차관보는 아시아 통화기금은 위험하다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고 사흘이 지난 11월 11일, 미국과 IMF의 반대로 일본주도의 아시아 통화기금 창설은 무산되었다. 그로 인하여 당시 미국과 일본간의 강한 신경전이 오갔으나 결국엔 11월 15일 일본 대장상이 아시아 통화기금 창설을 철회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일본주도의 AMF 아시아 통화기금 창설계획은 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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